
10월은 아름다운 가을.
그러나 새벽부터 대찬 빗소리로 문을 열었다.
단풍과 처연함으로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다워야 할 붉은 가을에 또 다른 물난리나 태풍은 사양하고 싶다.
9월 30일까지의 3분기말 윈도 드레싱이 일단 3분기의 큰 하락으로 기정사실 되어 있었으므로,
의미 없는 반등은 안 줄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마지막 영업일까지 숏포지션을 들고 잇다가
장 마감 5분전에 청산했었다.
거시적으로 상승이나 반등의 모멘텀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영국발 금융시장 불안, 푸틴의 핵 위협 등등의
코뿔소나 백조 같은 동물원 난리부르스의 위험들이 남아있는 데에도, 숏을 유지하지 않고 일시 청산한 이유는
아마도 시장에 관심이 있었던 투자자들이라면 다 같이 공감했을만한 이유들 때문이다.
바로 챠트상 '단기 바닥 신호'가 이미 9월 27일경부터 여기저기서 뜨고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환쟁이들이 이미 며칠 전부터 모두가 다음의 신호들을 보고 잇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또 많은 환쟁이들은 분기봉의 움직임과 분기말 윈도우 드레싱까지는 생각하지는 못 했을 것이므로,
보수적으로 투자를 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그 때(27일경)부터 시장에서 발을 빼거나
혹은 반대로 롱 포지션을 조금씩 구축해 나가고 잇었을 것이다.
모두가 볼 수 있었던 단기 바닥 신호란거는 별 거 아니다.
그냥 보조지표 들이었다.




위에서 보이듯이 다우, 슨피, 스닥이 할 거 없이 보조지표들을 보면 특히 RSI 값이 이미 바닥을 기고 있었다.
하지만, 바닥 근처라 해도 그 반등이 정확히 언제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바닥 부근에 닿자마자 바로 올라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9월 28일에 하루 반등이 있었을 때, 성급한 사람들은 여기서 종가 매수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사람들은 지난 이틀 동안의 하락에 맘 고생하며 일단 손절하고 다시 간을 봐야 하나 고민했을 터이고,
그래도 '보조지표들은 바닥신호이다. 참으면 위로 뜰거다.' 하고 버틴 사람들은
이제 10월 첫 영업일의 반등이 계속 이어져서 제발 자신들이 진입한 가격보다는 위로 오르기를
기도하고 있을 거라 예상된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상반기 베어마켓 랠리들, 즉 데드캣 바운스들 때처럼 믿음을 가지고 의연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잭슨홀 미팅 이후, 연준이 확실히 입장 천명을 햇기 때문이다. (망가져도 간다! 우리는!)
그리고, 9월 FOMC 이후 쏟아져 나오는 여러 연준위원들의 연설에서도
계속해서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잇기 때문이다. (시장이 하락했다고?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계속 간다! 우리는!)
더하여, 푸틴의 핵위협과 주말의 CS 헤프닝까지...
확실히 다시 반등은 시작되었지만, 사람들의 투심은 예전과 다르고 불안 불안하다.
그러니, 이 반등이 예전만큼 못 올라가고 또 며칠 만에 불씨가 꺼질까 조마조마 들 할 것이다.
또한, 위의 차트들에서 나란히 보조지표들이 바닥을 기고 있어도, 여기에서 만약 '블랙스완'같은 폭탄이 터지면,
지표들은 바닥을 뚫고 더 깊은 바닥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한참을 머물며 횡보하게 되고,
그동안 차트들의 모습은 연이어 폭락장을 연출하게 된다.
그러므로, 보조지표의 바닥신호를 보고 매번 반등을 예상하는 것도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또한, 반등을 시작하더라도 그 후 RSI 값이 중윗값인 50을 못 넘기고 다시 바닥 근처로 내려와 버리면,
결과적으로 차트는 계속 저점이 낮아지는 계단식 하락을 연출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항상 좀 더 큰 시간적 라인에서 대세적인 흐름까지 고려해야 한다.
어쨌든, 심리가 바닥까지 다다러서 그 반동으로 튈 수 있다는 신호는 그 외에도 많았다.

CNN의 공포 탐욕지수를 보아도,
그 인덱스가 20 이하의 'extreme fear'에 다다르면 거의 다 예외 없이
반등하곤 했었는데, 하루 지난 오늘은 현재 23으로 나와있지만, 하루 전 영업일인 9월 30일의 지표에서는
거의 바닥인 15를 가리키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지수들이 연일 하락하는데도, 비트코인이 크게 하락하지 않고 바닥을 다지며
적은 폭으로 옆으로 횡보하자, 언론에서는 이제 나스닥과 비트코인의 연동은 끊어졌다고들 했다.
그리고, 그것이 비트코인이 찐 바닥에 다다렀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현재 지수들보다 비트코인이나 SOXX 등이 약간 선행하는 면이
없잖아 있는데, 비트코인 차트에서 위와 같이'다이버전스' 현상이 미리 나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삼각쐐기 모양 안에서 오늘 위로 뚫고 나옴으로써 확실하게 보조지표의 상승을 보여주었다.
다만, 그것이 50을 넘어서 계속 상승하느냐 하는 것은 며칠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국채 금리
역시 9월 27일에 이미 보조지표가 상투를 침과 동시에, 당일 캔들이 위아래로 크게 흔들리며
추세 멈춤을 보여주었고, 그 후 직전 3일의 장대양봉과 맞먹는 장대음봉이 하루 만에 나왔으며,
마지막 영업일 이틀 동안의 양봉이 전고점을 넘지 못하고 하루 전의 장대음봉 안에서 더 세력이 확장하지 못했으니
곧 더 하락이 이어져 나올 것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었다.
하이일드 채권 역시 똑같은 모습이었다.
현재 국채 금리의 큰 하락은 그와 역상관계로 가는 주식 시장의 큰 반등을 설명하는 좋은 재료이다.
그리고, 이런 금리 하락은 바로 어제 영국 트러스 총리가 국내외의 압박에 못 이겨
'소득세율의 부자감세'를 돌연 철회한 영향이 컸다.
그로 인해, 일시적으로 파운드화가 안정되었고, 폭등했던 영국 국채금리도 낮아졌으며,
이것이 영향을 주어 미국채 금리까지 안정화시킨 것이었다.
그러나, 상위 1% 부자들의 소득세율을 45%까지 물리기로 한 것을 40%로 인하해 주려던 부자감세 정책은
다시 돌려놓더라도, 트러스 정부가 내놓은 이번 감세정책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채 5%가 되지 못한다.
즉, 시장에 돈을 푸는 재정완화 정책은 겨우 5%만 철회되었고, 95%는 계속 밀어붙이겠다고 하는 중이다.
그래서 파운드화도 일시 안정되었다가 다시 또 조금 내려갔고,
영국 국채금리도 일시 안정되었다가 다시 또 조금 오른 상태이다.
결국, 영국은 10월 말, 11월 초까지 이어서 이 정책에 대한 진통이 뒤따를 예정이다.
처음에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양의 재정완화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거센 저항에 부딪히니,
일부를 포기하고 다시 협상을 하는 것. 그럼으로써 결국 처음만큼의 재정완화 정책은 못 하게 되지만,
어쨌든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똥을 한 푸대 싸 놓는 것. 어디서 많이 보았던...?
바로 바이든이 했던 짓이다.
당장은 트러스가 생각이 없고 신중하지 못하며 앞 뒤 안 가리는 멍청이로 보이지만,
진짜 멍청한 건지 영악한 건지는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